역사와 인문학

三皇 논란 종결

다음족 2024. 5. 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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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史前 시대에는 창세 신화 속 三皇과 五帝의 기록이 보인다. 이들은 전근대에 왕조로부터 공인받은 역사가들로부터 일찍이 역사로 인정받았는데 특히 五帝는 漢代에 사마천 史記 本紀에서 첫머리를 차지하면서부터 正史가 되었다. 三皇은 반인반수 또는 초인의 모습으로 묘사되어 正史에서는 비교적 외면받다가 唐代에 사마정이 三皇本紀를 五帝本紀 앞에 보충하면서부터 마침내 正史로 편입되었다. 史記 本紀에 의한 三皇은 伏羲, 女媧, 神農이다


三皇과 五帝의 차이는 皇과 帝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帝는 秦漢 이래 전근대 왕조 황제들 시호에 정착되는데 帝가 현세 권력 수단이 되기 때문이었다. 이는 대륙 첫 왕조 商代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원래 帝는 商代 정신세계 속 세상만물 절대신으로, 先王들은 죽어서 帝의 신하가 되어 후세 왕들 곁에 찾아와 권력을 합리화해 준다고 믿어졌다. 비록 周代에는 天, 하늘로 帝를 대신했지만 帝는 여전히 天子, 즉 인간세계 王 위에 추상적이지만 절대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던 것 같다. 그 예로 춘추시대까지만 해도 王은 중앙 周 천자만이 칭할 수 있었지만 전국시대에 이르러 七雄이 모두 王을 칭했는데 秦王과 齊王이 각각 東帝와 西帝를 일컫자 세상이 요동을 쳤다
商王 祖甲 시대부터 제례가 개혁되면서 절대신 帝는 갑골 卜辞에서 先王 묘호에 바쳐지기 시작해 帝乙, 帝辛 시대에 이르면 商王이 스스로를 帝로 일컫기 시작하면서부터 秦王 政, 즉 始皇帝가 七雄을 통일하고 처음으로 皇帝란 칭호를 마련하자 漢代부터는 帝가 王을 대신함과 함께 그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자리해 천자란 존재를 대표하며 시호로 정착되었다. 따라서 五帝도 실존했던 인간세계 왕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었다

반면에 皇은, 帝가 추상적이지만 현세 권력 수단으로 믿어졌던 것과는 달랐던 것 같다. 그 때문에 五帝는 半神일 수도 있지만 현세 인간으로 믿어졌던 것과 다르게 三皇은 흔히 반인반수 모습으로 묘사되거나, 燧人은 이마에 눈 하나가 더 달린 모습 등으로 묘사된다
그런데 皇은 대개 인간 王 상위에 있는 절대적 존재란 뜻인 줄 알았으나 갑골문에서 동사로 쓰인 기록이 있고 周代 金文에도 제후 조상에게 쓰인 예도 있어 帝보다도 상위 신위를 가지게 된 역사는 알 수 없다. 다만 본래 이것이 크다던지, 휘황찬란하다는 뜻이 있는데 戦国末에 도교가 유행하여 신비주의가 퍼지면서부터 漢初에 이르러서는 三統説, 三正説에 의해 위대한 옛 군주를 셋으로 정하려고 시도되면서부터 皇은 王 위에 절대적인 상위 존재로 자리매김한 것 같다


三皇의 후보는 고문헌에서 燧人, 伏羲, 女媧, 神農 등뿐만이 아니라 祝融과 共工 기록도 보이고 黄帝가 마지막에 들어가기도 하며 天皇, 地皇과 人皇(또는 太皇)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三皇도, 五帝도 고문헌에 따라서 기록이 달라 정설이 따로 정해지지 못했고 대륙에서 국경이 없던 先史 시대부터 각 지역에서 민간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와 민담을,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역사가들이 모아 현실에 있었던 것처럼 역사화한 것에 불과하다
물론 고고학 성과에 따라 오늘날 인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기록들이 당대 사회상과 상식에서 근거되었음이 밝혀져 무조건 허황되지만은 않음은 이미 앞 글들에서 밝힌 바 있으나 어디까지나 신화는 고고학 관점에서 역사의 일부로만 받아들이는 역사관이야말로 합리적일 것이다

이에 나는 三皇 논란을 다음과 같이 종결하고자 한다. 이들 帝王을 구분하는 데 三이나 五 같은 숫자가 들어가는 것은 특정한 사상이 근거가 되었다. 지금 다루는 三皇은 동양 三才 사상, 天地人에서 나왔을 것이다
史記 三皇本紀 마지막 구절에도 天皇, 地皇, 人皇이 언급된다. 이들은 각 皇 시대에 여러 형제들이 돌아가며 수만 년 동안 세상을 다스렸다고 전해진다. 이는 하늘과 땅이 열리고 인간이 탄생하면서부터 번식하기 시작했던 억겁의 세월이 인간 역사로 풀이되었을 것이다. 여기서 人皇은 격이 가장 높았다고 전해지는데 三才 사상에 따르면 인간이 하늘과 땅과 조화하며 도덕의 주체에서, 나아가 세상만물 창조주까지 된다
따라서 결론은, 三皇은 三才 사상에서 처음으로 추상적인 天, 地, 人이 인격을 가진 세 皇으로 처음 전래되었다가 대륙이 하나로 통일되어 각 지역에서 전해지던 민담이 모아지고 漢代에 三統説과 三正説에 의해 또다시 인류사에 발자취를 남긴 위대한 세 군주로 전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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