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곡帝喾은 여신인가

2023. 12. 10. 17:09역사와 인문학

728x90
300x250

帝喾은 商族의 元祖로 알려진 대륙의 창세 신화 속 임금 또는 동방의 천제 帝俊이라고도 한다. 갑골학자들에 따르면 그는 갑골문의 夒 또는 夔에서 나왔다. 夒자와 夔자는 오늘날 필체도 같아서 사실상 구분이 없어 보인다

물론 夒와 夔자의 뜻은 夒는 원숭이고 夔는 어느 기이한 신화 속의 짐승으로, 갑골문의 서체만 보아도 두 글자는 서로 다를 수도 있다. 발음도 夒자는 náo로 어조가 부드럽고 夔자는 kuí로 어조가 강하다. 갑골문의 서체만 봐도 夒자는 다소 푸근한 인상이 느껴지지만 夔자는 마치 외계인과 같이 기괴한 느낌이 든다
다만 夔자는 夒의 부수자므로 夔는 夒에서 파생된 것 같다

어느 학설에 따르면 商 왕족의 기원이 오늘날에 중국 동북방 출신임이 유력해짐에 따라 갑골문의 夒는 훙산紅山 문화 뉴허량牛河梁 유적의 여신상을 본떴다고 한다

갑골문의 夒

뉴허량 여신상의 인상은 무섭지만 복원한 모습의 인상은 제법 푸근하다


商族의 始祖母는 융족娀族(有娀)의 신녀 간적簡狄으로 전해지는데 그녀의 종족과 이름에는 戎과 狄자가 들어간다(고문헌에서 簡狄은 有娀의 딸로 전해지지만 그녀의 신화가 원시 모계사회 말기의 신화인 데다 娀자는 戎자에 女자가 붙으므로 簡狄을 有娀이란 부족의 大母라고 해야 할 것 같다)
春秋 시대에 랴오닝성 서북부와 허베이성 동북부에 걸쳐 활동했던 山戎이란 민족의 기록이 보이는데 그들은 아마 샤자뎬夏家店 상층 문화를 기반으로 일어난 것 같다. 샤자뎬 상층은 기원전 10세기 ~ 6세기에 걸쳐 이어졌고 샤자뎬 하층이 기후가 낮아지며 쇠퇴한 뒤에 이루어졌다. 山戎이 활동했던 연대 및 지리와도 맞아떨어진다

고문헌에서 商族이 번蕃 또는 지석砥石에서 일어났다는 기록이 보이는데, 商代 최고위 지배층이 샤자뎬 하층과 모종의 연결점이 있었을 것이 유력해짐에 따라 랴오닝성 또는 오늘날 베이징 부근의 허베이성을 가리킨다. 아마 商族이 발해만 일대에서 내려온 것이 은연중에 기억되었던 것 같고 山戎도 그곳이 본거지였으니 商族을 그들 계통으로 묶어서 바라본 것 같다


만약 학설에 따라 帝喾으로 알려진 갑골문의 夒자가 뉴허량의 여신상에서 기억되었다면 商族 元祖 帝喾의 원본은 여신이 되고, 簡狄과 帝喾 또한 원래는 하나에서 둘로 갈라져 나왔다고 해야 할 것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