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작품의 정보석 2, 자이언트의 조필연 마무리

2021. 12. 8. 23:50대중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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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필연은 포기하지 않고 5년 뒤 1992년에 민자당의 공천을 못 받아 당에서 나와 무소속으로 강남 갑 지역구에 출마해 낙선하고 조민우의 만보건설을 통해 회사가 부도 바로 전까지 갈 만큼 무리하고 막대하게 로비를 해 결국 국무총리 후보가 된다. 조민우는 회사 사정에도 불구하고 만보 계열의 숙원 만보 플라자를 세우기 위해 건설비를 횡령하고 부실 공사까지 했다

한편 야권과 반 조필연 인사들은 특별 인사 청문회를 열었고 조필연 청문회의 인사들에게도 로비를 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하필 그 위원장이 민홍기였고 평소에 조필연에게 칼을 갈던 황태섭과 이강모 등도 버텨서 공격을 받고 결국 이성모를 찾아 비자금 장부와 조필연의 범행 자백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까지 공개된다. 엎친 데 덮친 격 만보 플라자까지 부실 공사로 무너지고 엄청난 빚으로 만보건설이 부도나 한강건설에 넘어간다

이로써 조필연은 완전히 막을 내리고 이젠 조민우까지 등을 돌렸으며 오세광의 별장에 숨었지만 조민우가 이강모에게 조필연의 행방을 알려 체포되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조필연은 마지막 발악으로 이강모라도 총으로 쏘아 길동무로 삼으려고 하지만 반평생 자신을 지킨 고재춘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정신도 무너지고 힘없이 경찰에 붙잡혀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그리고 드라마 자이언트가 방송된 2010년이 되어 조필연은 조현병으로 보호감호 처분을 받고 정신 병원에 갇혔다가 탈출하고 이강모와 한강 건설은 그때까지도 승승장구한다. 조필연이 탈주한 사실이 언론으로 알려지고 조필연은 마지막으로 한강 건설에 이강모를 찾아가 총을 겨누지만 총을 빼앗기고 배짱이 있으면 자기를 쏘라고 한다
하지만 이강모는 창문을 쏘며 자기 손에 더러운 조필연의 피를 묻히기 싫으며 조필연과 같은 이들이 꿈꾸던 도시라면 무덤으로 손색없을 테니 스스로 뛰어내리라고 한다. 그들의 악행을 도시가 기억할 것이라고 일갈도 하면서
그리고 조필연은 이강모를 울부짖으며 절규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나오지 않고 나중에 라디오로 투신자살했다고만 전해진다



정보석은 바로 전작 지붕킥의 어리버리하지만 가족에게는 사랑이 넘치는 역할에서 바로 약 두 달 뒤 피도 눈물도 없고 냉혹한 악역 자이언트의 조필연으로 돌아와 도대체 같은 사람이 맞는지 몰라볼 만큼 시청자들의 공포와 환호를 동시에 얻었다
권력을 얻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았으며 아들 조민우조차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입맛에 길들여 권력의 도구로 키웠고 그 때문에 중학교 때 조민우는 학급 반장이 되어 공부를 못하면 사회의 낙오자라고 깔아뭉개며 이강모와 대립했다. 조필연은 아내를 통해 교장으로부터 시험 답안지를 빼내기도 했다
자이언트의 조필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수한 악인으로 살았는데 그가 남긴 대사에서부터 그렇다

"너 세상 악인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냐? 속이 아주 깊다는 거다. 남들이 범접할 수 없는 자기만의 세상에 아주 특별한 가치관을 담았을 뿐이야. 나약하고 조잡한 인간들이나 그들을 악인이라고 부르지. 넌 나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를 잃었다고 생각하지? 대신 나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을 지켰다" 조민우가 조필연의 간계로 이미주를 힘없이 떠나보내고 나서

"난 정의 따위 믿지 않아. 정의는 인생의 패배자들이 들어놓는 보험 같은 거지. 적어도 인생의 패배자란 오명은 벗을 수 있을 테니까. 정의보다 중요한 건 바로 승리다! 이기는 것!" 용역 깡패들로부터 약한 철거민을 보호하는 연극을 하고 나서

"너희 같은 쓰레기들, 각하께서 혁명으로 어렵게 세운 이 사회에서 영원히 추방하는 것"

"내가 숨 쉬는 것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뭔 지 알아? 바로 이기는 것이야. 이기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이 중요하지 않아"

"천벌은 승리를 시기하는 놈들이나 지껄이는 말이야"

"죄는 짓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거야"

"피해자들은 항상 가해자들이 나빠서 당했다고 생각하지. 천만에,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힘이 없기 때문에 당한 거야"

"난 반성할 짓은 안 해. 후회 같은 건 아예 없고, 그냥 아쉬울 뿐이야"

"피보다 진한 게 욕망이야"

"울지 마라, 울면 지는 거란다. 나중에 네가 다시 빼앗으면 돼"
우주가 유치원에서 아이들로부터 상습으로 왕따를 당하다가 한 번은 장난감을 빼앗기고 울자 우주를 달래며

"멈추는 날이 내가 죽는 날이야. 나 안 죽는다! 절대 포기하지 마. 인생은 언제든 뒤집을 수 있어!"

이대수와 오병탁 같이 자기의 앞길에 거슬리면 가차 없이 보내버리고 자식조차 소모품 취급했으니 드라마에서 일일이 다루진 않았지만 간접으로나마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의 야욕에 죽고 다치고 피눈물을 흘렸을까?
또 조민우가 아무리 아비에게 세뇌당해 자랐어도 그의 꿈은 영화감독이었는데 아비의 강요로 유학을 떠나 억지로 경영학을 전공하고 만보건설의 기획실장으로 입사한다. 고집을 꺾기 전에 조필연에게 엄청 두들겨 맞은 것 같다. 그리고 조민우와 이미주를 어떻게든 가르려고 했을 때 조민우가 이미주 없이는 죽는다고 하자 어디 아비 앞에서 함부로 죽는다고 하냐고 조민우의 생명은 자기가 만들었으니 죽여도 자기만이 죽일 수 있다며 또 두들겨 패고 의자로 내려치기까지 했다. 주상욱은 이 장면을 찍으며 실제로 생명에 위협을 느꼈다고 한다

조민우와 이미주가 헤어질 적에 이미주는 조민우의 아이 우주를 임신했고 둘이 헤어진 지 한참 뒤에 조민우는 우주의 존재를 알고 이미주 몰래 우주의 유치원을 자주 찾으며 놀아주고 밥도 사주는데 조필연이 우주의 존재를 알고는 유전자 검사 따위 하지 않아도 우주가 조민우의 어릴 적과 너무 닮았다고 하며 우주까지 미국으로 빼돌려 자기의 입맛에 맞게 키우려고 유전자 검사 결과를 조작해 조민우를 우주와 떨어뜨린다. 물론 이강모가 우주를 무사히 엄마에게 돌려보내고 조필연을 피해 양할머니와 함께 영국으로 떠나지만

이쯤에서 떠오르는 조필연의 명대사

"증오심은 목표를 정하는 데 훌륭한 동기가 되곤 하지"

"실패한 자식은 용서해도 고개 떨구는 놈은 용서 못해"

"그런 거 말고! 걱정 마십시오. 다시 해낼 수 있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이런 말을 하란 말이야!"

"네가 진짜 죽을 만큼 지쳤다면 내 앞에서 이렇게 못 대든다. 내일부터 다시 뛰어. 뛰다 뛰다 정말 지치면 그땐 내 앞에 와서 죽어라. 그건 용서할 수 있다"

"죄송?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

그런데 의외로 조필연은 절대 강자가 아니다. 오병탁이 조필연을 쳐내려고 하니 그에게 따질 때 일갈당했듯 출세하기 위해 자기보다 강자에게 굽신거리며 줄을 대서 더 높은 곳에 오르려다 그들에게 발목을 잡혔다. 특히 오병탁 살해 혐의로 체포되어 증거가 없어 풀려나고도 친애하는 어르신으로부터도 버림받으니 최고 존엄이라 어쩌지 못하고 깨갱거린 게 압권
그렇게 악마 같이 성공과 승리에만 집착하다가 적을 너무 많이 만들어 비참하게 파멸했다. 조필연이란 가상 인물에는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의 어둠이 아주 잘 나타났다

그밖에 조필연의 명대사
"사람은 누구나 죽어. 어떻게 죽느냐가 문제지"

"만보건설은 원래 내 거였어. 아주 오래전 일이야. 황 회장이 회사를 살려보겠다고, 이강모 아버지를 죽이고 금괴를 강탈했어. 근데 말이지, 그 금괴가 원래 내 거였거든. 어차피 난 그 금괴를 당장 쓸 데도 없고 해서, 만보건설을 살려줬어. 그때 네 아버지가 나한테 맹세를 했지. 개가 돼서 나한테 충성하겠다고. 나한테 모든 걸 바치겠다고"

"환경은 마음먹기에 달린 거다"

"생각해 보니 지금 내 인생에 자극이 필요해. 그동안 너무 승승장구만 해왔거든. 상처만큼 좋은 자극은 없어. 지금 이 상처, 훗날 훈장이 될 거야"
선거법 위반으로 잠시 징역을 살 때

"헛소리를 실현할 때 역사는 새로 쓰이는 법입니다"

"의심이란 건 말이다... 중간이 없어. 다 털어내든가, 끝까지 가지고 가든가"

"의심이란 게 말이야, 살아있는 생물과 똑같아. 한 번 생기면 점점 커져"

그리고 출소하고 허울뿐이었던 건설 자문 위원장을 맡고 건대협 회장들의 냉소를 받자 중정 시절부터 모은 회장들의 비리를 읊으며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고 하고 그들을 휘어잡는 게 비록 악역이었지만 내게 가장 와닿았다. 앞으로 내 진로에 동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남들이 전망이 어둡고 전공해서 뭘 하냐고 핀잔을 줘도 조필연처럼 전망도 사람의 힘으로 만들 수 있다
물론 당연히 조필연처럼 되진 않으면서


정보석은 이 조필연으로부터 후속작들에서도 악역을 맡으며 악역 전문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특히 2017년 매드독과 2018년 흉부외과에서 조필연의 목소리로 또다시 연기했다
그리고 작년부터 올해까지 펜트하우스의 주단태(엄기준)가 조필연의 악랄함을 위협했다. 아직도 시청자 대부분은 조필연이 더 악랄하다고 평가하는 것 같다. 하긴 조필연에는 군사 독재 시절의 온갖 악이란 악이 들어갔으니
다만 인성은 주단태가 더 나쁘다. 조필연은 적어도 고재춘 등 자기의 사람들은 아꼈는데 주단태는 그런 것도 없이 내키는 대로 대한다. 물론 주단태도 성과는 잘 쳐주지만

정보석은 2011년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는 정신 연령이 7살에 머무른 아주 순수한 아버지 역을 맡는데 술에만 취하면 조필연으로 돌아왔다
정보석은 2010년 sbs 연기대상에서 이범수와 공동 수상 이야기가 돌았는데 네티즌들의 반응은, 죽여야지(조필연이 오병탁을 없애기 전)
그런데 뜬금없이 고현정이 대상을 받았다. 정보석은 대상을 받아도 전혀 아깝지 않았고 차라리 이범수에게 줬으면 아쉽긴 해도 불만은 없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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