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철饕餮과 치우蚩尤

饕餮은 대륙 上古 신화 속 악신으로 梼杌, 窮奇, 渾沌과 함께 四凶으로 알려졌다. 饕餮은 四凶에서 탐욕을 상징하며 다른 특징으로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했고 무리 지어 다니면 피해 다니다가 혼자가 된 이들만 노려 공격했다고 전해진다. 인간의 탐욕을 경계하기 위해 商代에는 饕餮文을 제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饕餮이란 흉물도 중원인들 필요에 의해 창작되었을 것이며 그들이 오랑캐라 깔아뭉갰던 이민족을 멸시하는 뜻이 있었는지로도 다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원래 饕餮은 양쯔강 이남 先史 문화에서 상류층에 의해 권력을 위한 공포 정치 수단으로 쓰인 것이 원본으로, 즉 토템이다. 그러던 것이 중원과 양쯔강 이남 문화권 사이에 교류가 오가며 중원에서 양쯔강 하류로부터 饕餮 신앙을 수용했을 것이고 시대에 따라 창작력이 더해져 饕餮이란 흉물로 상상되었을 것이다
饕餮이 탐욕을 상징한다는 데서 미루어보건대 蚩尤가 떠오른다. 蚩尤 또한 신화 속 악신이며 戦神이기도한데 黄帝와 천하를 놓고 전쟁한 끝에 그에게 패하고 처형되었다고 전해진다. 蚩자와 尤자는 商代 갑골문에서부터 보이고 蚩는 뱀을 밟아 불길하다는 뜻으로 쓰였는데 뱀이 많은 양쯔강 하류에서 비롯되었으며 尤는 탐욕스럽고 어리석다는 뜻으로 쓰였다. 두 字는 書經에서부터 합쳐져 중원인들 입김에 따라 양쯔강 이남 남방 민족을 겨냥하며 쓰인다. 비록 도철은 일개 악신이고 蚩尤는 苗民 대표, 나아가 고대 천자였다고도 전해지지만 둘의 맥락은 같다
신화 속 饕餮과 같은 괴수 모양 蚩尤 문양은 중국 산둥 일대에서 나타난다. 산둥은 신석기 다원커우 시대에 창강 하류 문화권과 교류를 하며 饕餮 문양을 수입했던 것 같은데 周代에서 춘추전국시대 齊國은 이곳을 바탕으로 일어나, 蚩尤를 戦神으로 섬겼다. 따라서 원래 악신이면서 때로는 戦神 蚩尤는 다름이 아니라 饕餮 문양에서 상상되었을 것이다

饕餮 문양은 대륙에서 한반도 삼국으로도 전해져 오늘날 붉은 악마로까지 이어지는데 한국인들에 의해 붉은 악마는 蚩尤라고 불린다

따라서 饕餮과 蚩尤는 원래 하나며 도철이 蚩尤, 蚩尤가 饕餮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梼杌도 楚國 史書名이기도 한데 그와 楚 왕실은 顓頊의 후손으로 전해진다. 량주 문화의 선대 허무두 시대부터 돼지가 원시 농경의 대표 가축으로 사육되었고 畜豚의 조상은 야생 멧돼지로 梼杌도 멧돼지의 모습이 토대로, 멧돼지의 저돌성으로부터 豬突的이란 말이 나왔다
량주 문화는 기원전 20세기경에 멸망했고 이를 학자들은 량주인들이 외래 문화에 폐쇄되어서라고 추측한다. 이러한 그들 문화의 특징은 원시 농경신 돼지의 조상 멧돼지와 맞물려 梼杌이란 흉물로 상상되고, 그의 성격이 완악하고 오만했다는 전승이 덧붙여졌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양사오 문명이 정통 중화 문명 발상이라고 자부하지만 같은 시대에 동해안 방면과 창강 하류에서도 그 못지않거나 더 앞서기도 한 문화권이 함께 나타났다. 신석기 양쯔강 이남 문화권은 태양의 鳥 신앙을 화베이에 수출했고 기원전 26세기에 들어서는 다원커우를 정복할 만큼 군사력도 강했다
예부터 중원인은 이러했던 과거를 감추고 싶어 했을 것이므로 饕餮이니 蚩尤니 하는 악신 및 요물을 상상해 내어 그들을 깔아뭉개야만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