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堯는 개인이 아니라 부락

2020. 10. 31. 02:20역사와 인문학

728x90
300x250

대륙의 역사는 대개 창세 신화의 三皇五帝에서 夏代로부터 시작한다. 夏代의 바로 앞은 堯와 舜의 시대라고 하는데 이 둘은 앞선 시대의 신들보다 일찍이 역사로 인정받았다. 갑골문이 발견되고 은허를 찾아내면서 商 왕조의 존재가 인정되었듯 중국에서는 三皇五帝와 夏代의 흔적도 찾아내 존재를 인정하려고 한다
堯舜의 시대는 동양에서 태평성대의 표본으로 잘 알려졌다. 특히 堯는 고결함이 가장 신격화되었다. 치세는 생략하고 山海經에는 堯의 나라에서 토기를 전문으로 만들었다고 기록되었고 1978년에서 1985년까지 대규모 발굴로 山西 린펀臨汾시에서 룽산龍山 문화권 최대의 유적 타오스陶寺 유적이 발견되었다
실제로 이 유적에서 정교한 토기와 함께 왕궁, 외곽성, 지위에 따른 집, 제사대, 왕릉, 수공업 작업실이 발견되었고 또 역사책에는 堯가 희씨羲氏와 화씨和氏에게 천문을 맡겼다고 기록되었는데 타오스 유적에서도 천문대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의 결과 유적이 기원전 2300년에서 2100년 경에 이루어졌다고 밝혀져 역사에서 말하는 堯舜의 시대와 맞아떨어진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타오스 유적을 堯의 부락으로 인정하려고 한다. 그러나 나는 타오스 유적을 토대로 堯가 개인이 아니라 부락 전체임을 주장한다

타오스 유적



갑골문에도 堯자가 보인다. 그러나 어느 개인을 뜻하지 않는다. 사람의 머리 위에 ㅡ자 위 흙덩이의 모습을 그렸다. 따라서 높은 언덕 같은 것 앞에 사람의 모습을 그렸지 신화 속 堯처럼 제왕을 뜻하지 않는다
商代 갑골문 어디에도 夏나라는 물론 三皇五帝 같은 위대한 이들의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 周代에, 商代 갑골문에서 왕실이 제사 지낸 자연신을 끄집어내고, 제자백가 등이 그를 바탕으로 전설 같은 聖王을 창작해 商代를 폄훼하고 周代를 드높였을 것이다
그렇다고 堯舜 신화도 아예 근거가 없진 않다. 堯자에는 土자가 셋이 들어가고 山海經에서는 堯의 나라에서 토기를 전문으로 만들었다고 전한다. 또 堯가 陶 지역에서 자랐다고 하는데 타오스에도 陶자가 들어가고 山海經, 史記 등의 기록을 뒷받침할 물증들이 이 유적에서 발견되었다. 룽산 문명은 양사오仰韶 문명의 후신으로 양사오는 채도彩陶와 토기가 대륙의 신석기 문명에서 가장 발달했는데(다원커우大汶口의 토기도 양사오의 문명을 받아들였고, 허무두河姆渡-량주良渚와 훙산 문명의 토기는 비교적 낙후되었다) 그 후신 룽산 문명의 최대 유적 타오스 유적에서는 토기를 만드는 집단이 제사권과 권력을 잡아 이미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정해져 신석기시대인데도 인류 역사 초기의 도시 국가 같은 나라의 꼴이 갖춰졌을 것이다
다만 문자가 보이지 않아 堯와 같은 임금을 역사로는 실증해낼 수 없고 어떤 정치를 했는지도 알 수 없어 堯는 개인이, 임금이 아니라 부락 전체를 뜻한다고 해석해야 한다. 가설을 더하면 黄帝가 堯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黃帝도 토덕土徳을 내세웠고, 堯가 黃帝家의 자손이라고 하지만 黃帝는 堯舜보다 더 늦게 만들어졌다. 黃帝의 근거지는 허난성인데 山西와도 가깝다. 시대마다 꾸며지고 덧붙여져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이 되었다
또 갑골문의 堯자는 土자만 무려 세 개로, 商代에는 土를 조상신으로 믿고 받들며 제사를 지냈는데 土자 아래 꿇어앉은 모습은 后土와 같은 土神을 섬기는 듯하다(商代 갑골문은 거의가 구부리거나 꿇은 모습을 그렸다). 추측하건대 어쩌면 堯의 부락과 같은 부락이나 나라로부터 과거에 商 왕실이 협력을 얻았거나 또는 존재했다는 것을 그들의 언어로 기억했을 수도 있다

堯의 뒤를 이었다는 舜도 어쩌면 부락 전체일 수 있다. 舜자는 동방의 천제 제준帝俊으로 불리기도 하고, 상족商族의 조상 제곡帝喾으로 불리기도 한다
대개는 堯가 舜에게 선양을 했다고 하지만 舜이 堯를 힘으로 끌어내렸다고도 하므로 동방의 어느 민족이 룽산 문화권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수도 있다. 그 민족이 商族일 것이다
商代 갑골문의 조상신 夔를 대개 帝喾으로 해석하지만 문헌 속 商族의 시조 契이 되기도 한다. 帝喾이든 契이든 舜이든 동방 민족이 타오스 유적의 대표를 힘으로 밀어내고 룽산 문화권의 주인이 되어 상나라를 세운다
가설이지만 대충 商族이 夏를 뒤엎은 기록과도 맞아떨어진다. 그 시기가 사학계에서 정한 시기보다 몇 백 년 더 빠를 뿐이지. 즉 堯가 夏나 그만한 세력, 舜이 商族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더 엄격하게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상나라 금문의 최고 조상신






728x90
반응형

'역사와 인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夏 왕조의 의문  (2) 2021.11.26
동양의 환수 기린麒麟  (0) 2021.05.19
원시시대 모계사회  (13) 2020.11.17
신화 상상 속의 동물 용龍, 실제로도 있었는가  (6) 2020.10.23
한국인의 나이 서열  (0) 2020.07.21